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 축일
한국 순교자 시카고 성당 창립 50주년을 축하 드립니다!
한국교회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승훈 베드로가 북경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돌아와 지금 명동 성당의 자리인
명례방에서 첫 모임을 가질 때까지
약 170여년이라는 긴 세월을 한국 천주교회의 탄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천주교 관계
한문서적들, 마태오 리치의 천주실의(天主實義)를
비롯한 한문으로 된 몇 권의 서적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였다. 이승훈이 세례를 받기 약 170년 전의 일이다. 그때 사람들은 그것을 서학이라 불렀고, 이 문서들을 영입하여
연구한
사람들은 실학파라 불리는 유교 학자들이었다. 유교 국가를 표방하는 조선의 지성인들은 성리학의 공리공론에
빠져 있던 반면 실학파학자들은 합리적이며 현실성 있는 학문과 사회 제도를 찾고 있었다. 그 무렵 실학파가
연구한
천주교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였지만, 또한 새로운 세계관, 사회관이기도 하였다. 예를 든다면,
홍 유한, 그는
세례도 받지 못했지만, 스스로
공부한 천주학의 영향으로 주일을 지키며 살았고 그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며
살았다. 주일이 되는 7일째에는 하루 종일을 기도로 지냈다. 그는 은퇴를 한 뒤에는 아예
홀로 산으로 들어가 신앙을
지키며 살았다고 한다. 한국교회에서 첫 은둔자라고 할 수 있으며 비록 그는
교회에서 세례를 받지 않았지만 훌륭한
신앙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승훈 베드로가 세례를 받고 교회를
창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791년부터
조선의 천주교는 조정으로부터 박해를 겪어야 했다. 초기 천주교에 대한 박해의 이유는 서학의 평등사상으로 말미암은
양반위주의 사회질서 파괴와 유학정신의 근간인
조상제사의 거부였으나, 나중에는 정치적 다툼과 이권이 개입되었다.
이런
실학파들 중 특히 남인을 중심으로 천주학이 발전을 하자 그 반대파인 서인 정치세력으로부터 천주학의 박해는
더욱 심해졌다. 모진 박해 중에도 신자들은 중국의 성직자와 1836년부터 프랑스의
선교사들을 영입하여 교세를 확장
시켰고 결국 김대건 안드레아와 최양업 토마스 두 명의 방인 사제를 배출하였다. 조상에
대한 제사 거부라는 죄목은
그리스도 신앙인들을 박해하는 사람들이 찾아낸 명분이었다. 조상제사는 그 시대
유교 가르침의 핵심이었다. 신앙인들이
그것을 거부한 것은 왕과 권력 구조의 절대성을 거부한 것이었다. 사람은 모두 하느님을 아버지로 한 자녀라는 의식은 그
시대의 사회 계급적 차별을 거부하게 만들었다. 순교자들 중에 백정 출신인 황일광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는데, “나에게는 천당이 둘 있다. 하나는
죽어서 가는 천당이고 또 하나는 양반과 쌍것들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똑같이 존중하는 이 세상의 천당이다.” 백정
출신으로 멸시당하며 살던 사람이 신앙인이 되어 그리스도신앙공동체 안에서
느낀 것이었다. 계급의 장벽
없이, 모두가 형제자매로 통하는 신앙공동체는 그에게 천당이었다.우리 성당은 시카고 지역의
이민 역사와 함께하는
공동체다. 최초로 시카고 지역의 가톨릭 공동체를 세우고 하느님의 사랑을 전파해왔다. 미국내에서
최초로 50주년을 기념한 성당은 샌프란치스코 한인성당이다. 불과 몇 해 전의 일이다. 이처럼 우리 성당의 건립은 미국
내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들정도로 빠른 건립을 말한다. 이렇게 역사적 의미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한다. 우리가 이렇게
꾸준히 성장하면서도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우리는
순교자의 후예 답게 아픔을 디뎌내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
사실 50주년을
맞이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특별 강복을 청했 받았다. 오늘 모두에게 공개하려 했지만, 코로나가 내린
박해로 여러분에게 보여드리지 못한다. 오늘 50주년을 기념하면서 먼저 이렇게 공동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원래는 모두 초대해서 함께 감사드리고 함께 축하 하려했지만, 여건이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우리는 순교자의 후예로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 하기 위해서라도 이 공동체를 발전시키고, 사랑을 지켜낼 것이다.
아무리 코로나가 우리를 박해해도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선포하고 그 사랑을 지켜낼 것이다.
장하다 한국 순교자 시카고 성당, 주님의 용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