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을 태우고 다니던 당나귀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그 앞에서 절을 하니 당나귀가 우쭐대 고 까불다가 큰 코 다치는 이야기 아마 잘 아실
겁니다. 사람들이 당나귀에게 절하는 것이 아니고 당나귀 등에 올라앉은 임금께 절하는 것인데………
이 생각을 하다 혹시 내가 그런 것은 아닐까 싶어 섬 뜩해 졌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의 태도를 보면서 임금을 태우는 당나귀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너무 확연하게
나타나 있어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사람들과 세례자 요한의 이 대화가 제 마음을 칩니다.
“당신은 누구 요?” “말씀을 준비하는 이의 소리요.” “그럼 당신은 무 슨 일을 하고 있는 거요?”
“나는 주님의 길을 바르게 하고 있는 거요. 그래서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고, 엘 리아도 아니요.
예언자 이사야가 말한 대로 그는 ‘주 님의 길을 바르게 하라’고 광야에서 부르짖는 이의 소리요.”
세례자는 그리스도도 엘리야도 “그 예언자”도 아니라고 부인합니다. 요한 자신은 “주님의 길을 바르게
하라(이사야 40:3)고 광야에서 부르짖는 이의 소리”라고 밝히며, 그리스도를 위한 “소리” 말씀을 위한
“소리” 즉 증언자라고만 합니다.
그렇습니다. 말씀의 증언자. 오시기로 되어있는 말씀 의 증언자가 바로 요한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대답은 자신의 세례보다는 자신이 증언해야 하는 분 즉 그리 스도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는
빛을 준비하는 등
불이었습니다. 빛이
아니고 빛을 비추기
위한 등불…..
예수님의
주연하는 영화에서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확실한
조연이었습니다.
빛이신
주님이 오시면 이루어질
일들이 오늘 제
1독 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 어
주시니,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 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 포하게 하셨다.” 해서 우리는 성모 마리아의 마니피
캇을 화답송으로 노래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 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주님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음이 로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라”
그래서 제 2독서에서는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 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대림 3주를 보내면서 우리 각자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면, 나는 어떤 당나귀인가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세례로 새로 난 우리는 모두 말씀을 업 고 있는 당나귀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면 어떤 당
나귀입니까? 뽐내는
당나귑니까? 아니면
세례자 요 한처럼
당나귀의 일을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
는 착한 당나귑니까?
자신의 부르심과 처지를
잘 아는 사람,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사람, 질 좋은
세
상을 위해
주연이 아니라 조연의
일도 열심히 해
내 는 사람…………
깨어있음으로 내가 임금을
모시는 당나귀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때, 언제나
기뻐하며,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서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알게 되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 을
살아 내지 않겠습니까?
(제 2독서)
그
분의 날이 가까웠습니다.
알렐루야!
– Fr. 김 두진(바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