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9일 사순 제 1 주일 Fr. 김두진(바오로) 강론
3월 9일 사순 제 1 주일
얼마 전 한 신자가 65세가 되어 Medicare를 받았다 자랑 아닌 자랑을 했다. 속뜻은 이제 나도 늙었다는 표현이었을 것이다. 우리 성당에서 65세면 젊은이다. 재미있는 뉴스를 보면 UN에서 2015년 새로운 연령기준을 제안했다.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 등을 고려해 생애주기를 5단계로 나눈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0~17: 미성년자 18~65: 청년 66~79: 중년, 80~99: 노년, 100세 이후는 장수노인이다. (경향신문 2017년 3월 20일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에서 발췌) 이 기준대로라면 65세는 노인이 아니라 청년이다. 사실 늙어가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은 아직 젊었다는 증거다. 나이가 들수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박박 우기는 것도 웃프다. (웃기지만 슬프다) 칠 십대 연령의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자기 과시가 강하고 하찮은 일로 서러움을 느끼며 쉽게 무시당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팔십대는 먹는 것과 약을 너무 밝히고 수다를 잘 떤다. 90대 이상은 남에게 의지하려는 유혹이 강하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인간들은 숨 쉬고 살아가는 내내 유혹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들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신다. 첫 번째 유혹은 빵의 유혹이다. 빵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기본 욕구를 나타낸다. 여기에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3)이라는 말은 매우 도전적이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에게 어떻게도 해결해 주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신명기의 말씀으로 대답하신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은 먹을 것을 달라고 모세와 하느님께 불평했다. 그러나 신약의 예수님은 생명은 기적으로 빵을 만들어 배고픔을 면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말씀에 의지하는 데 있다고 하신다.
우리에게 오는 세속적 의식주에 대한 유혹! 명품 옷에 대한 유혹, 보다 맛있고 희귀하며 이름난 음식에 대한 유혹, 남들보다 넓고 안락하며 쾌적한 집을 소유하고 싶은 유혹!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의식주에 대한 유혹을 모두 뿌리칠 수는 없지만, 예수님의 단호한 대답은 그것들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며,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지는 못한다. 해서 그분은 말씀하신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두 번째 유혹은 권세와 영광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서도 악마의 말에는 걸림돌이 들어 있다.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악을 섬기는 사람들은 세상의 통치권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속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또 다시 신명기의 말씀을 인용하신다. 신명기 6장에서는 “너희 주위에 있는 민족들의 신들 가운데 그 어떤 신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는 말씀 뒤에 예수님의 대답은 우상 숭배를 금지하는 문맥 안에 들어 있고 유혹자가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이라는 표현 또한 우상 숭배를 드러내는 말이다. 결국 하느님 외에 다른 누가 이 세상을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하고 권력을 갖기 위해 그 다른 누구를 경배하는 것은 우상 숭배라는 말씀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자신이 모든 삶에 중심이 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가정, 직장, 교회에서 남들이 자신을 봐주고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주님께 경배해야 하는데 세상 것들을 그 중심에 두려고 하고 더 소중히 여기고자 하는 유혹 안에서 산다. 이에 대하여 예수님께서는 단호히 말씀하신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 만을 섬겨라.’”
마지막 유혹은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이다. 다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라는 말로 유혹을 시작한다. 신명기의 말씀을 보면 “너희가 마싸에서 주 너희 하느님을 시험한 것처럼 그분을 시험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에 이은 대답을 하신다. 실제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보시오.”라고 할 때에도 십자가에서 내려오시지 않고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신 분이 예수님이시다. 이 유혹은 하느님을 시험해 보려는 종교적 구원 놀이의 유혹이다. 가짜 진리, 기복적인 신앙, 값싼 은총, 안락과 개인의 이익을 위한 신앙 유혹이다. 이 유혹은 주님의 뜻이 아닌 제 뜻에 의해, 제 멋대로 살고, 주님과 거래하듯 신앙생활하고 있는 우리에게 전해진 유혹이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한 강론이 생각난다. 행복과 불행, 빵과 누룩, 썩을 몸과 썩지 않을 몸, 이 모두가 우리의 선택이 아니던가? 사순 시기는 교회가 교우들을 괴롭히는 시기가 아니라 세상에서 유혹과 시련을 이기도록 만들어 주는 은총의 시기다. 은총의 시기에 하느님의 축복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