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6일 연중 제 6 주일 Fr. 김두진(바오로) 강론

2025년 2월 16일 연중 제 6 주일 Fr. 김두진(바오로) 강론

2 16일 연중 제 6 주일

행복은 불행의 시작점 일 수 있다. 반대로 불행은 행복을 찾아가는 출발점 일 수도 있다. 행복한 사람은 불행을 생각하지 않지만 불행 중에 있는 사람은 늘 행복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에 대한 집착이 우리를 다스린다면 삶은 오히려 불행해진다. 불행 속에 있더라도 자신의 진실과 양심을 의연하게 지킨다면 그는 이미 행복의 빛 안에 있다. 행복과 불행의 맨 얼굴은 이렇게 우리의 일반적 통념을 완벽하게 뒤집어 놓는다. 진짜 누가 노래했듯,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루카복음은 다른 복음서에 비해 예수님의 기도를 많이 언급한다. 특별히 중요한 순간들에 앞서 예수님은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예수님은 세례 후에 당신의 공생활을 앞두고 기도하셨고 제자들을 부르실 때에도 그리고 영광스러운 변모 사건에서도 기도하셨다고 전한다.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기도 역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라는 결정적인 사건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오늘 복음에서도 산에서 기도하신 후에 내려오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행복하여라!” 이어서 말씀하신다. “불행하여라!” 흔히 행복선언과 불행선언이라 부르는 루카복음의 말씀은 사실 똑같은 내용의 반복이다. 그 내용을 짝지어 보면 가난과 부유함, 굶주림과 배부름, 우는 것과 웃는 것 그리고 박해와 칭찬이다. 설명해보면 가난하고 믿음 때문에 박해를 받으며, 지금 굶주리고, 지금 슬퍼하는 이들은 행복 하지만, 부유하고 칭찬을 들으며, 지금 배부르고, 지금 웃는 이들과 아부 받는 사람은 불행하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행복과 불행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생각과는 정 반대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지금 불행하다고 표현되는 이들은 실상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부러우리 만치 지금 행복한 이들이다. 그들에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채워지고 다른 이들에게 칭송 받으며 지금 세상에서의 삶 역시 만족으로 충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행복한 이들은 실상 세상에서 지금 불행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 재물도, 음식도, 웃음도, 칭찬도 부족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행복과 불행의 선언은 비움과 채움에 관한 말처럼 들린다. 행복한 이들은 지금 부족하기에 하느님께서 채워 주실 수 있지만, 불행한 이들은 지금 풍족함과 부유함과 만족이 있기에 하느님께서 해주 실 일이 없다. 너무 세상과 동떨어진 생각이고 역설적인 발상이라 할지라도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은 이들이 행복하다.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하느님께서 채워 주기를 고대하는 사람들, 세상의 것보다 하느님을 바라는 사람들, 지금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될 그날을 희망하는 사람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용기 있게 믿음을 실천하는 이들, 그들은 행복하다.

우리가 제 1 독서의 예레미야 서의 말씀은 하느님의 율법을 소중히 간직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대조해서 보여준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은 물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아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지만, 사람 스스로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아 겨우 살아 갈 수 있을 정도의 활력 밖에는 없으며 번영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누구인가를 복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단지 가난이나 굶주림이나 슬픔이 아니라 주님께 신뢰를 맡기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의 힘과 사람에게 의지하여 저주받은 사람은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서 자신의 가치를 버리고 굴복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볼 때 예수님의 행복 선언은 예레미야의 메시지와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율법을 마음속에 간직하라고 한 화답송의 시편의 말씀과 같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우리는 행복을 지향하며 산다. 그것이 옳고, 그렇게 사는 것이 맞다. 부유하게 살고 싶고, 배부르게 살고 싶고, 웃으며 살고 싶은 사람들이 잘못 산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부유하기 때문에 배부르기 때문에 지금 웃기 때문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더 필요한 화두가 아닐까 싶다.

 

불행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행복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고 하느님의 법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야 하고, 참 행복을 위해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인지도 함께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잖아요, 당신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잖아요라는 노래가 계속 생각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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