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서 하시고자 하시면,……

 

 

 

 

 

당신께서 하시고자 하시면,……

 

 

오늘은 “세계 혼인의 날”입니다. 남편과 아내가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의 머리가 됨을 되새기는 날이고, 그들이 복된 혼인의 삶을 이루어 가기 위해 바치는  성실한 노력, 희생, 그리고 기쁨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세계 혼인의 날 (World Marriage Day)”의 시작은 1980년

Louisiana의 몇몇 ME 부부들이 자신들이 체험하는 혼인성사의 기쁨을 나누며 이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노력한 결과입니다.

1993년 교황 바오로 2세께서 혼인성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세계 혼인의 날”을 강복하셨고 그 이후 여러 나라로 전파되어 혼인의 중요성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축하하는 날로 지냅니다.

 

세계혼인의 날의 Motto는 요한복음 14장의 말씀, “서로 사랑하 여라.” 입니다. 간단하면서도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는 하느님의 계명입니다. 이 계명대로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매일매일 새롭게 결심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 신자 부부들이 이렇게 기도를 바치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세계 혼인의 날을 보내면서, 혼인 성사를 통하여 허락하시는 커다란 축복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부부가 매일 더욱 가까운 관계를 이룸으로써 아버지께 영광 돌릴 수 있게 하소서. 서로를 용서할 수 있도록 가르치시어 몸과 마음과 영혼이 진정 하나 될 수 있게 하소서. 우리 부부가 솔직하고 사랑어린 대화를 통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들어내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부부들로 하여금 성교회를 더욱 깊이 사랑하게 하시어 그 사랑으로  교회에 사랑의 쇄신을 불러일으키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우 리 모두가 하나 되게 하소서.” (ME 운동본부 참조)

 

연중 제 6 주일을 지내는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합니다. 예수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쉽게 생각할 수 있듯 약도 변변치 않았고, 의료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것입니다.

성서에서는 문둥병 뿐 아니라 온갖 종류의 피부병을 나병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피부병은 불결할 뿐 아니라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면 "불결, 불결"이라 소리 질러야 했습니다.

이런 피부병에 걸리면 인생은 말 그대로 끝이었습니다. 고을로 부터 추방당하는 것은 물론 고을 밖에서도 사람들이 머물지 않는 동굴에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 사람들로부터 천시 받고, 나병은 자기가 죄를 졌기 때문에 벌로 얻은 병이라 생각하던 시대에 깨끗해진 나병환자의 기쁨은 상상치 못할 기쁨일 것입니다.

 

먼저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마르 1,40) 오늘 우리가 구원받고, 충만한 하느님 은총 안에 머물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을 나병환자는 보여줍니다. 우리의 부끄러움, 나약함 그리고 우리의 감추고 싶은 죄들까지도 하느님의 사랑을 멀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함을 가르쳐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때마다 이렇게 고백 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그리고 나병환자처럼 청원 드려야 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화장과 변신에 능숙한 우리가 숨기고 가리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 놓은 솔직함은 어쩌면 큰 도전 일 수 있습니다. "사람과 그 아내는 둘 다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창세기 2, 25) 그러나 우리의 약점이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가야 하는 이유가 되고 예수님의 사랑을 불러들이는 도구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의학으로는 눈에 보이는 나병과 눈에 보이는 피부병은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나병은 고치기 어렵습니다. 보이지 않게 드러내놓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옛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병은 자랑하는 것이다." 병든 것이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님에도 이렇게 말하는 것은 병든 것을 알려야 고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자기가 병든 것을 모르면 의사가 필요 없는 것처럼 내 약점이나 죄를 알지 못하면 예수님도 우리에겐 필요 없는 존재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리스도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님께서는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우리게 측은한 마음을 보이시며 손을 내미십니다. 사랑하겠다는 결심은 측은한 마음으로 손을 내밀어 어루만져줌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시며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고 하십니다. 우리의 상처를 어루만지시고, 불결한 생각을 어루만지시며, "깨끗하게 되라"고 하십니다.

 

나병환자의 태도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널리 알린다는 표현을 다른 성서의 번역에서는 "선포"라고 번역합니다. (200 주년 신약성서 주해) 즉 지금까지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셨지만, 이제 처음으로 나병환자가 선포활동에 가담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치유를 체험했다면 우리 또한 이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 마음의 병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선포해야 할 기쁜 소식은 무엇일까요? 오늘 제 2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교우 여러분 무슨 일을 하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십시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하기로 매일 결심해야 하는 것처럼 복음을 선포하고 살아 내는 것도 같은 결심입니다.

 

                                                                                                                                                                                               – 김 두진(바오로)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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