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3 주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핑크의 기쁨주일 대림 3주일

오늘 대림절 제3주일은
핑크 주일이다
. 전례 거행을 하는 사제가 연분홍색(핑크제의를 입고 대림초도 핑크색 초에 불을 댕긴다희열의 절정을 상징하는 이 색깔로 오늘의 전례는 희망이 무르익었음을 알리고 있다구세주를 기다리고 있던 백성들에게 이제 곧 오신다고 알리는 요한 세례자의 선언처럼곧 우리 희망의 성취를 내다보며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 오늘의 이 핑크 빛 전례이다그래서 오늘 미사를 시작하는 입당송은 바오로 사도가 오늘 제2독서로
당부한 말씀을 노래한다
. “기뻐하여라거듭 말하니주님 안에서 기뻐하여라주님이 가까이 오셨다.”그러면서 이미 성탄의 축제를 지내는 것처럼 본기도에선 “구원의 큰 기쁨을 누리며즐거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이어 구약의 1독서에선 스바니야 예언자로부터 기쁨의 구원 메시지를 듣는다. 그래서
대림
3 주일을 기쁨주일이라
부른다
.

 

그러나 우리가 오늘 듣는 이러한 기쁨의 메시지는 어떤 감상적인
것이 아니다
주님 오신다는 소식은 마치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루카 3, 4) 같다고
지난 주일에 요한 세례자가 전한 말씀을 상기해야 한다
그 소식은 인간들이 서로 사이의 벽을
허물 때 주님 오시는 평화의 길이 열린다는 외침이다
그런 기쁜 소식을 늘 외면해온 것이 우리네의
역사였기에
광야란 곧 인류사를 지칭하는 것임을 지난 주일에 함께 생각할 수 있었다그 광야 같은 인류사 가운데에서 인간 사이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그렇다면
진정 사람들 사이의 그 장벽을 허무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일은 제일 먼저
사람들 서로가 자기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데서 시작된다
교만의 자존심으로 앞에 내세우는 것이
사람들 사이의 장벽이란 뜻이다
그래서 서로 먼저 겸허하게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자고 요한 세례자가
외쳤다
자신의 죄를 먼저 고백한다는 것
회개한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광야와 같은 고독의 한 가운데에 들어가는 일이다곧 이기주의의 골짜기와 교만의 산봉우리 뿐인 이 세상에서 나의 잘못을 고백한다는 것은 광야에서의 고독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오시는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런 고독을 택해야 한다그분을 따르고자 회개한다는 것은그것이 광야의
고독처럼 힘들지라도
절망적인 세상에 ‘희망을 싹 피우는 일’ 이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 세례자가 백성에게 전하고자 하는 기쁜 소식기쁨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점점 혼탁해 지는 세상에서 우리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옷 두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옷 두 벌 가진 사람이 그리 넉넉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가진 것이 많아서 남는 것을 줘버리는 것이 아니라 빠듯 하면서도 나보다 못한 이들에게 내어 줄줄 아는
넉넉함을 먼저 배워야 한다
먹을 것이 넘쳐 나 쓰레기봉투에 버리기 전에 이웃에게 나누지 못하는
우리의 궁핍한 마음을 먼저 버려야 한다
.

등쳐먹지 말고 (속이지 말고정한대로만
받고
힘 있다고 으스대며 거들먹거리지 않으며 만족하는 법을 배우라 외치는 광야의 소리는 우리와
상관없는 외침이 아니다
가진 자들이 짜 놓은 판에 없는 이들이 내몰리는 이 암울한 세상에
하느님이시고 말씀이시면서 사람이 되신 주님께서 오신다
이 혼탁한 시대에 어떻게 말씀을 증언하고어떻게 구세주가 예수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런 성찰이 없다면 그분이 오신다 한들 그저 흥청거리는 상업적 성탄에 묻혀 지나가는 의미 없는 축제가 될 뿐이다. 그나저나 제대로 나누고 섬기는 삶을 살지 못하다가 행여 독사의 자식이라 혼쭐나지 않을까 걱정이다그저 말로만 “주님주님 “하면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면 요한 세례자가 외친 “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 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 ”라는 경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

   

그분의 백성이면서 자녀인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그분을 맞아들여야
할까
또 가난한 이웃들에게 무엇을어떻게
권고하면서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할까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핑크의 따뜻함도 기쁨의 즐거움도 그저 치장에 불과할 뿐 아무 의미도 아니다
야고보 서간의 저자가 부드럽고 낮은 톤이지만 힘 있게 들려주는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야고 1,22) 말씀이신 분이 곧 우리 가운데 오시니
땅에 살아가는 우리는 그 말씀을 받아들여서 자신의 입으로 고백하고 삶으로 증거 하는 참 신앙인이 되기를 기도해야 한다
. 말씀이시고 기쁜 소식이시며 세상을 구원해주실 분께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이 핑크의 기쁨 주일에 여쭈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