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9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주님 세례 축일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 받으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 주님 공현 대축일과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드러내는 축일이다
. 하늘이 열리며 소리가 들려오고 성령께서 내려오셨기 대문이다. 오늘로 성탄 시기가 끝나고, 내일부터 연중시기가 시작된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 하늘에서 들려오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소리를 들으신다
. 세례는 이렇듯 내 정체성이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 곧 하느님임을 확고하게 믿게 만드는 성사다. 하느님의 자녀면 당연히
하느님이다
. 사람에게 개 혹은 돼지의 자녀라고 하면 욕이 되듯 하느님의 자녀면 하느님이라는
사실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 사람의 자녀는 사람으로 살지만, 하느님의
자녀는 하느님으로 살아야 한다
. 사람의 자녀는 세상일에 집착하며 살고, 하느님의 자녀는 하느님 뜻에 순종하며 산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는 하느님 뜻에 순종하기에 오늘
1독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종이라 불리기도 한다
. 하느님은 당신께 순종하는 자녀를 사랑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께 순종하시어
, 오늘 2독서에서
증언하는 것처럼
,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 사람이 사람임을 믿으면 두 발로 걷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본성상 사랑을 실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태초부터 감추어진 하느님의 신비가 드디어 밝혀진다. 당신의 생명을 피조물들과 나누고자 했던 하느님의 큰 뜻이 드러났다.
하느님은 당신 스스로를 낮추시면서까지 당신의 피조물들과 함께 하고 싶으셨다. 당신의
것을 모두 내어주면서까지 사랑하고자 하셨다
.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사랑 안에서, 사랑 때문에, 사랑을 위해서 우리와 같아 지기를
주저하지 않으셨다
.


 

 영원으로부터 성부와
성령과 더불어 한 분 하느님으로 계시던 말씀이 여기 이 땅에 우리와 같이 사람이 되어 오셨다
.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 창조된 세상 안으로 들어오셨다
. 생명의 주인이 피조물이 되셨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로 오셨다. 사랑 때문에, 당신께서 사랑하는 이들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사람이 되셨다.

 주님의 세례 역시
그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 하느님이신 분이 하느님께로 되돌아서야 할 죄인들과 함께 세례를 받으신다.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분이 오히려 죄인들 틈바구니에 섞여 세례를 받으셨다. 죄 없으신 분이 죄를 씻어내는 세례를 받으신다. 생명을
부여하신 분이 새 생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이들과 더불어 세례를 받으신다
.

   

주님께서 받으신 세례, 그것은 결국 사랑이신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자 함이다. 사랑이신
분의 명을 살아 내기 위함이다
. 자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의지의
실천이다
. 나의 뜻은 물속에서 물과 함께 씻어내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채워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 세례다
. 사랑이 아니었던 것들,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들을 물속에 남겨두고, 오로지
사랑 그것 하나만을 향해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 세례다
. 생명을 갉아먹던 모든 것들을 물속에서
털어내고
, 생명이신 하느님께로 되돌아서고자 함이 곧 세례성사이다. 지난주 주님 공현 대 축일에 이어 오늘 주님의 세례를 통해 예수님의 정체가 또다시 공개된다. 이번에는 하늘로부터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온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 하느님의 생명을 간직하고자
기꺼이 사랑을 선택할 줄 아는 이들
, 사랑 때문에 스스로를 비우고 낮추는 모든 이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된다
. 

 

성탄 시기를 마무리하는
오늘
,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의 의도대로 우리 자신이 낮아짐으로 이웃이 커지게 된다는
사실을 배우면 좋겠다
. 하느님의 자녀 되어 하느님이 되었음을 믿고,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 내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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