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삼위일체 대축일 복음 묵상
아는 것을 모두 머리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세 위격이지만 일체라는 말은 신비이다. 그래서 머리가 하나 있고
몸이 세 개가 아니라 각각 한 분이시며 그 모두가 한 몸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우리의 상식을 넘어서고 있다. 따라서
삼위일체를 설명하는 것은 말 그래도 불가능하다. 오늘은 신비의 주일인 삼위일체 대 축일이다.
삼위일체라는 단어는 바로 같은 일을 하시는 하느님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3세기부터 5세기에 걸쳐서 예수님 안에 참다운 하느님의 일을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 예수님은 훌륭한 분이지만, 인간이기에
그분이 하신 일은 하느님의 일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들의 말을 반박하기 위해 그 시대 신학자들이
오랜 토의를 거쳐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삼위일체라는 단어다. 그들이 이 단어로써 표현하고자 한 것은
예수님의 삶에서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를 우리가 충분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일체’라는 말은 예수님을 보면 하느님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예수님께서도
이미 ‘나를 보았으면 아버지를 본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또 성령은 하느님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성령은 실제 하느님의 숨결, 곧 생명이 아니라는 것인데, 그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신학자들은 삼위일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성령은 참다운 하느님의
숨결이고 하느님의 영이라는 것이며, 창조에도, 구약의 예언자들
안에도, 예수님 안에도, 하느님의 숨결은 일하셨고, 현재 오늘날 우리에게 같은 숨결이 일하신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 삼위일체라는 단어이다.
굳이 우리의 언어로 설명하자면,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의 가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녀들은
가정의 삼위일체가 된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려면 부모님과 자녀들의 화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버지는 가족의 행복을 원하시는 분으로 그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분이다. 자녀들을 사랑하심으로 모든 자녀들의 행복을 원하시며 행복한 삶을 살도록 초대하시는 분이다. 어머니는 자녀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시는 분이다. 학수고대하며 기도하시는
분이 어머니이시다. 밤을 새워가며 자식의 앞날을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분이시며 사랑을 가르치시고
사랑을 사시는 분이시다. 해서 어버이의 사랑은 가이없다고(끝이
없다고) 고백한다. 해서 자녀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나면서 그 사랑을 배워 실천하는 사람들이 된다. 부모님이 보여주신 사랑 때문에 가족이 된 형제와
자매들을 아끼며 사랑한다. 아프면 돌 봐주고, 배고프면 먹을
것을 주고, 잘못도 용서하면서 그렇게 어버이로부터 배운 사랑을 실천한다.
이처럼 인간 예수님과 하느님의 숨결이신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이 우리 안에 일하신다는
사실을 표현하는 것이 삼위일체다. 신앙은 삶 자체여야 한다. 교회
안에서 하는 일만이 신앙생활이 아니다. 신앙생활은 우리의 생활 자체가 신앙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 되어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듣고, 그 실천을 배워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그분의 자녀 되어 산다. 하느님은
우리를 변화시켜 참으로 당신의 자녀 되게 하신다. 그것은 그분의 숨결이신 성령이 우리 안에 실현하시는
일이 될 것이다.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의 세 분의 이름이 있지만, 우리는 예수님 안에 하느님을
보고 배우며, 성령이 우리 안에 실현하시는 일에 협조하여 하느님의 자녀 되어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성부로부터 나신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다. (성탄) 그리고 우리의 세상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사셨으며 그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사순) 수난에 이어
그분의 부활을 체험했으며, 승천으로 그분을 세상에 보내신 아버지 오른편으로 올라가셨음을 믿는다. 교회의 큰 축제인 부활시기를 50일간 기념하고 성령을 받은 교회는
그분의 숨으로 새로워져 기쁨을 살고 복음을 전하게 된다.
아무리 알려고 해도 단어부터 범상치 않기에 쉬이 말은 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삼위일체다. 어떤 설명으로도 명쾌히 알릴 수 없는 이 삼위일체 대 축일에 하느님으로부터 배운 사랑을 살아가며 예수님의 삶을
대신할 수 있다면 “우리를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아 우리가 아빠 아버지하고 외치며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가 된다는 오늘의 말씀을 알아듣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예수님께서 우리게 명하신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그래서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하신 예수님의
약속을 실현시켜야 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이 세 분이 한 분이심을 믿는 것은 그래서 신앙의 신비이며 믿어야 할 교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