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진(바오로)신부님 사순 제 4 주일 강론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

돌아온 탕자의 비유를
읽다 보면 예수 고난회의 창립자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말씀이 떠오른다
. “하느님 사랑의 바다에
빠져라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면 빨갛게 달궈진 난로위에 떨어진 물 한 방울을
보라
.” 하느님의 자비는 빨갛게 달궈진 난로이고 우리의 죄는 물 한 방울과 같다는 설명으로우리의 죄가 아니라 사랑으로 빨갛게 달궈진 하느님께 집중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오늘 복음은 세리들과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 드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대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들려준 비유다이렇게 보면 비유 속 첫째 아들은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을 상징하고아버지 가산을 탕진하고 후회하며 돌아오는 둘째 아들은 세리와 죄인들을 상징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밥을 함께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할 정도로 죄인들을 싫어했다
이런 세리와 죄인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받아들이시고,
음식을 드시며 잔치를 벌이신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못마땅해 하는데, 그러나 하느님은 모두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사실과 죄인들에게나 의인들에게나 햇볕을 주시고 비를 내리시는 분이심을 잊고 있었다
또한
그리스도의 황금률
, “너희가 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라는
말씀도 알지 못했다
. 사실 이 황금률이 율법의 근본인데이를
모른척하며 살았다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우기는 그들의 닫힌 마음이 스스로에게 또 이웃에게 얼마나 무서운 것이 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

 

돌아온 아들의 비유를 보면 그가 자신의 현실을 뼈저리게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 자기가 돌아갈 곳이 있음을 알게 된다.
현실을 직시하고 자기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알게 되면 원망이나 후회 보다는 살
궁리부터 먼저 하게 된다
. 또한 절실히 살 궁리를 하는 사람에겐 체면도가식도 있을 수 없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 드려야지. ‘아버지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 습니다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불릴 자격도 없으니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
.'”

 

큰 아들은 이미 아버지의 사랑 안에 있었다그러나 몸은 아버지와 함께 했다 해도마음은
동생보다 더 멀리 떠나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있다는 의미는 무엇이 자기에게 주어질지를 바라는
욕심일 뿐 아무것도 아니었다
.


소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큰 아들 같은 이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유혹이다
. 내가 그런 짖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해서 행여 그들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커다란
실수다
. 큰 아들은 아버지 곁에 몸만 있었고마음은
이미 멀리 떠나 입술로만 공경하는 허례에 살았다
마치 함께 하시는 아버지 보다 자기가 받을
상속에 눈독 드리는 가련한 자식 같다
. 이미 큰아들의
말투는 아버지를 떠나 있다
본문을 보면 아우를 가리켜 아버지의
아들
’ (저 아들이 오니까)라고 부른다결국 돌아온 탕자가 아버지의 아들은 될지 언정 내 동생은 절대 될 수 없다는 뜻이다그러나 아버지는 “너의 저 아우라 하시며 그 둘이 분명히 형제 간임을 밝히신다.

 

오늘 복음은 이처럼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극명히 잘 표현하고 있다
맨발로 달려 나와 안고키스하고옷 입히고살찐 송아지를 잡고잔치를 벌인다아버지의 마음을 슬프게 한 것은 아들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해 줄 아들이
옆에 없다는 것이었다
. 내 곁에 있었으면 했던 아들이 아버지 곁을 떠나 못내 아쉬웠고, 그렇게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들이 찢기고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왔음이 아버지의 가장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큰 아들은 나는
여태껏 아버지를 배반 한 적이 없는데 왜 나에게는 염소 한 마리도 주지 않으셨을까
에 집중함으로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 “지금 잔치금가락지송아지가 뭔 상관이냐?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 아들이 돌아왔는데, 너는 어찌해서 송아지잔치네 기분
감정에 그리도 충실하단 말이냐
?” 큰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또 한 번 찢는다.

 

사실 아버지 앞에서
체면도
가식도 필요하지 않다그래서
하늘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어린이와 같은 사람이라고 하셨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저지른 잘못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저 부모에게 받는 것에만 관심을 둔다어른의 눈으로 보면 얄미울 정도로 뻔뻔하다해서
그런 것을 보는 다른 어른들은
 하는 짓이 꼭 지 애비(에미) 닮았다 하며 핀잔주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우리의
과거가 힘들었던
, 죄 많은 삶이던 과거는 지나간 것이다. 과거에
매어 있다 한들 우리의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자명해
진다
이제 아버지와 함께 즐겨야 한다살찐
송아지를 잡고 술을 마시고 춤추고 잔치를 흥겹게 만들어야 한다
. 행여 자기의 과거 때문에자기의 죄 때문에힘들어 하고 있다면 이렇게
되새겨 보면 어떨까 싶다
. “내 죄가 아무리 큰다 한들 하느님의 자비보다 클 수 없다.” 

 

빨갛게
달궈진 난로
(하느님의 자비)를 물 한 방울(나의 죄)로 절대 식힐 수 없다. “선한
사람 아흔 아홉 보다 회개하는 죄인 하나가 하늘나라를 기쁘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 그래서 회개 하는
죄인인 우리는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