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연중 제 14 주일 가서 복음을 전하여라.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매 미사 때마다 우리는 복음을 전하겠다고 약속한다. 미사(missa)라는 말은 라틴어‘mittere’에서 나온 말이다. 이는 파견하다, 보내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미사 안에서 받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세상 안에서 복음을 선포할 힘을 받고, 그 힘으로 복음을 전할 사명을 가지고 파견을 받는다. 신앙생활은 교회에서만 하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 즉 생활이 신앙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이 말씀은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복음적이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 일흔 두 명을 둘씩 짝지어 보내시며 돈주머니, 여행 보따리도 지니지 말라 하신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말고 그곳에서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도록 당부 하셨다. 그리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길에 나가, ‘여러분의 고을에서 우리 발에 묻은 먼지까지 여러분에게 털어 버리고 갑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 두십시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라고 말하여라.”하신다.
우리 모두는 미사를 통해 주님의 파견을 받은 사람들이 다. 주님의 파견의 명령에서 세 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첫째는 아무 것도 지니지 말라는 것이고, 둘째는 평화를 빌어주라는 것이고, 셋째는 한 곳에 머무르라는 것이다. 사실 제자들이 선교하면서 늘 환대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복음을 선포할 당시에는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기 전이기에 비난을 받고 모욕을 당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때도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주님께서 시키신 대로 하다가 비난을 받고 무시 당하고 모욕을 받았다면 제자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만약 우리가 그런 일을 당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아마 더러는 시킨 대로 했는데 이게 무슨 꼴이지? 혹은 내가 선한 마음과 선한 일을 하는데 내게 돌아오는 것이 비난과 모욕이란 말인가?’ 하며 원망의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마음이 들 때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숨겨져 있는 메시지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복음을 선포한다는 것은 곧 복음을 삶으로 드러낸다는 것인데, 칭찬과 격려를 받을 수도 있고 비난과 모욕을 당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그리스도의 뜻대로 살아갈 때에 좋은 것도 받을 수 있지만, 좋지 않은 것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것을 받을 때에는 기분이 좋겠지만, 좋지 않은 것을 받는다고 해서 우리를 파견하신 분을 탓할 수는 없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도록 하신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환대 받지 못하고 비난당하고 모욕을 당할 때에도 파견하신 그분을 탓하지 않고 그분께서 시키신 대로 행했다.
그 결과 제자들은 돌아와서 기뻐하며 이렇게 말한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파견 받은 이가 갖춰야하는 태도는 일이 잘 되든 잘못 되든 우리를 파견하신 분을 의심하지 않고 끝까지 그분께서 시키신 것을 행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제자들처럼 기뻐하며 주님께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뻐하는 이유는 마귀들이 복종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일흔 두명의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데 일흔 둘이라는 숫자는 창세기 ‘노아의 홍수’ 이후 그의 세 아들을 통해 불어난 노아의 자손들의 숫자이다. 72명의 자손으로 인해 온 세상에 민족들이 갈라져 나갔다고 하여, 일흔 두 명의 제자의 파견은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한다는 의미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스스로 보여 주셨듯이 제자들도 현장을 찾아가기를 원하신다. 그분께서 몸소 가시려는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두 명씩 짝지어 보내시는 것이다. 교회 울타리 안으로 이웃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선교가 아니다. 오히려 울타리 너머 삶의 현장을 찾아가는 일이, 주님께서 몸소 모범을 보여 주시고 우리에게 명령하신 내용일 것이다. 그래서 주님의 일꾼에게 맡기신 일을 위해서라도 세상 속으로 가야 한다.
예수님은 당신의 일꾼들에게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으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고 단단히 이르시고, 돈주머니와 여유로운 보따리와 여유분의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만나는 이들과 인사조차 나누지도 못하게 급박하게 말씀하신다. 이처럼 복음을 전하는 일은 내일 혹은 다음으로 미뤄서는 안되는 급박한 일이 된다.
예수님께서 뽑은 이들은 복음을 입으로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생각과 말과 행위)으로 전해야 한다.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전해져야 하지만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분 만이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유일한 주인이심을 믿으려 하지도 않기에 모두가 몰려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느님의 백성으로 교회 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말씀을 듣고 세상에 나아가 그 향기를 풍길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교회는 주님께서 만드신 공동체로 모든 구성원은 주님께서 부르시고 뽑으셨고 주님께 속한 이들이다. 따라서 늘 주님을 기억하며 이를 행한다. 즉 그분의 사랑을 기억하며 그 사랑을 실천한다. 만일 우리 가운데 주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하면서도 일하지 않는다면, 열매 맺지 못하는 가라지일 수도 있다.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선교는, 가만히 자기 자리에 머물면서 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