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2 주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6 20일 연중 제12 주일
복음 묵상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고 하신 말씀에 따라 그분을 모시고 배를 타고 떠난다. 예수님은 풍랑이 이는데도 아무 걱정 없이 배에서 주무시고 계신다. (하느님은
우리의 일에 사사건건 개입하고 명령하면서 우리를 간섭하지 않으신다
.)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배의 고물에서 주무시고 계시듯, 마치 계시지 않는 듯 함께 하신다. 예수님을 모시고 있지만, 거센 돌풍과 성난 파도는 그들을 비켜가지
않는다
.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그 사실은 우리를
세상의 어려움과 고통에서 안전하게 보호해 주지 않는다
. 하느님이 함께 계셔도 신앙인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삶의 위기를 겪는다
. 바람에도 시달리고 절망의 늪에 빠져들기도 한다. (코로나의 늪에 빠진 것처럼)

 

오늘 복음의 제자들은 당황하여 예수님에게 구조를 요청하게 되고, 예수님께서 바람을 꾸짖으시니 바람이 멎고 호수는 잠잠해진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하신다. 하느님이 함께 계시기에 세파에 시달려도, 절망의 심연이 위협하여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믿음이라는 말씀이다. 두려움은 세상을 사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힘들게 할 뿐이다.

 

우리는 재물의 소유를 중요시하는 질서 안에 살고 있다.
우리는 재물의 많고 적음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기도 한다. 예수님은 가진 것에 구애 받지 않는
행복을 가르치셨다
. 재물이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길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마태 6,24).

 

우리는 입신출세해야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질서 안에 산다. 그러나 예수님은너희 가운데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마르 10,43)고 가르치시며 하느님은
군림하거나 다스리지 않고 섬기시는 분이라 하셨다
. 재물과 높은 지위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게 하지만, 그것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자녀의 생활 질서가 아니다. 군림하고
다스리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질서를 넘어 섬김이라는 하느님의 질서를 살아야 하느님의 자녀들이라 할 수 있다
.

 

신앙인들 중에는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을 흉내 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하느님이 함께 계시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믿는다. 그들은 하느님께
기도를 잘 하면
, 재물을 주신다고 믿고, 하느님의 힘을 빌리면, 모든 일에 성공한다고도 믿는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질서
안으로 하느님을 끌어들여 상상하는 것이지 사실은 아니다
. 인간 사회에서는 힘센 이들에게 빌붙어 살면, 자기 능력 이상의 일을 성취할 수 있고, 재물을 가질 수 있으며, 부귀영화를 누릴 수도 있다. 그것이 권력을 가진 자들 주변에 부패와
비리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 그러나 이런 것은 하느님의 자녀 되어 하느님의 질서 안에 사는 방식은
아니다
. 이 세상을 안전하게 또 행세하면서 살기 위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하느님은 해결사가 될 뿐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아니다
. 하느님이 함께 계셔도 고통과 위기는 우리 안에 분명히 존재한다.

 

신앙인은 예수님을 모시고 또 그분의 뒤를 따라 배를 타고 떠난 사람들이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들이쳐도, 예수님을 배우고 그분의 뒤를 따르며
사는 이들이다
. 신앙인은 절망의 순간에도 하느님께 기도하며 용기와 힘을 얻는다. 그리스도 신앙인은 예수님의 삶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배우고, 배운
것을 자기의 삶에 실천하여
, 하느님의 자녀 되어 하느님의 질서를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지 하느님의
요술을 믿고 살며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이 아님을 오늘 복음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