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5 주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깊은 데로 저어가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

출가! 집을 떠난다는 의미의 이 말은 통념상 스님의 출가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출가의 이유에 많이 궁금해 한다
. “세상에서 하는 일들이 모두 안 되니까, ‘에이 머리나 깎고 절로 들어 가야 지.’ 하는 생각이나 ‘실연을 당해 혼자 산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서에서 말하는 출가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 우리의 믿음 “말씀이 사람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다
”는 사실 때문이다. 말씀 즉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다는 의미를 하느님께서 인간의 세상 즉
, 세속에 깊이 들어오셨다는 의미로 받아드린다면
출가는 세상을 등지는 일이 아니라 반대로 세상 깊숙이 들어오는 일이 된다
.

  

오늘 복음의 말씀은 예수님이 시몬과 그 일행을 제자로 삼으신 이야기다.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이 예수님 에게 받은 소명은 사람을 낚는 것이다
. 고기를 잡으러 좀 더 깊은 곳으로 가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상의 깊은 곳에서 사람을 낚아야 하는데
, ‘사람 낚는 어부’라는 의미는 ‘하늘나라의 선포자‘가
된다는 뜻이다
. 즉 하늘 나라의 선포는 세상에서 출가한 사람들의 몫이 아니라 세상 가운데로 들어와 사는
이들의 몫으로 거기에서 그분을 증거하는 삶으로 사람을 낚게 된다는 말씀이다
.

  

오늘의 복음 말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신앙
안에서 우리의 기도가 눈에 보이는 이익에만 치중해 하느님께
 필요를 충족해 주시는 하느님을 바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면, 그 기도는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 하지 않을까
? 우리가 주일에 성당에 나오는 것이 고백성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고 일주일에
한 번씩 친구들이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의 신앙은 그저 알맹이 없는 예식에 불과하지 않을까
? 물론
친구를 만나거나 사람들을 만나서 친교를 이루는 것은 교회와 우리의 신앙생활에 활력을 넣어주는 중요한 부분 이다
.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살아가는 것이다
.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께
우리의 소원만을 아뢰고 알맹이 없는 예식에만 참여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제사보다 젯밥에만 신경 쓰고 사는 사람 이지 않을까 싶다
.

 

복음을 살아가며 얻는 기쁨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복음을 선포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좋은 삶을 이웃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 시각으로 돌아와 보면 말이 쉽지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는 것 또 복음을 우리의 생활로 선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듯하다
.


  오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고백한다
.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 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사실 나는 사도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로서, 사도라 불릴
자격도 없는 몸입니다
.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아니라
, 나와 함께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한 것입니다.”

   

그렇다!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는
불리워졌다
. 내 능력이나 내 지위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재물이나 명예로 사람을 낚는 것이
아니니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애를 많이 써” 하느님의 은총이
넘치도록 해야 한다
. 하지만 우리의 나약함 때문에 흔들리기도,
넘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소명의 삶이 칠삭둥이 같은 모자란 사람이기에 불러 주셨다면
하느님 은총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 그러므로 우리의 약점이 우리의 관심사가 될 수 없고 은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사도 바오로는 힘주어 말하고 있다
.

   

오늘 제 1독서에서 이사야가 하느님의 말씀을 접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 그는 스스로 자기가 더럽고 그분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기에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접할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 옳은 생각이고 맞는 말이다.

이사야 예언자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접하기에 부족하고 합당치 못하다. 그러나
천사가 타는 숯을 이사야의 입술에 댐으로 합당한 사람이 되었듯 뜨거운 성령의 은총으로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을 접할 수 있게 되었고 모실 수 있게
되었으며 살아갈 힘까지 얻는다
.

   

우리 신앙 안에서 출가는 집을 떠난다는 의미이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을
따라 나서 출가한 베드로는 장모님과 함께 집에서 살았다
. 집을 떠난 다는 것은 우리의 안락함에서 떠나는
것이다
. 해서 사람 낚는 어부는 세상을 등지고 기도만 하는 수도승의 삶이 아니라 세속에 깊이
들어와 그곳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우리의 삶이어야 한다
.

 

하느님께서 우리게 제 1 독서를 통해 물으신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라고 한 이사야의 대답을 드려야
한다
. 같은 의미로 교회는 매 미사 때마다 신자들을 파견한다.
“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권고에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대답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세상 깊숙한 곳‘에 그물을 내리는 ‘사람 낚는 어부‘임을 자처 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