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 주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들음으로 이루어진다.

말에는 힘이 있다잘한다, 잘한다 하면
정말 잘하지만
, 못한다, 못한다 하면 진짜 못하게 된다말에는 사람을 변하게 하는 능력도 있다주례자가 “이로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합니다!”라는 말로
부부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는 동반자가 된다는 것
부제나 사제가 될 때 주교님의 선포로 이제
사제가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우리 만치 힘이 있는 말씀이다
.

   

성서의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라 하셨듯이 말씀은 “듣는 이에게이뤄 진다. 듣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하더라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들음은

마음으로 들어 그 뜻을 따르는 순명 까지를 말한다. 우리가 복음 말씀대로 순명을 하는데 이루어지지
않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성경의 말씀은 반드시 내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주님의 명령이다. 그래서 우리의 오늘은 나에게 말씀하시는 성서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날이 되어야 한다오늘 나에게 하시는 말씀을 듣고 이룰 때 그 말씀이 나에겐 기쁜 소식이 되고 그 복음이 모든 억압에서
나를 해방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주님의
은혜로운 해
(루카 4,19)를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이는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닐 것이다예수님이 늘 하시던 대로라고
하신 것처럼 늘 우리들이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것이
 “늘 하던 대로생활화될 때에 맺어지는 열매일 것이다오늘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주님께서 오늘 나를 통해서 이루 시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 그래서
우리의 매일은 주님의 말씀을 이루는 날 이어야 한다
.

  

오늘 제1독서인 느헤미야기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거룩한
예루살렘 성전의 굳건한 성벽과 구원의 성문은 외세의 침범으로 무너지고 불타버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묶여 바빌론으로 유배를 가게 되었고
남은 사람들은 불행과 수치 속에 살고 있었다이에 느헤미야는 뉘우쳐 기도를 바친 뒤 무너진 성벽을 다시 보수할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외적인 성벽 보수만이 아니라유다 동포 가운데
약자들의 억울함과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고
 ‘말씀(율법)과 제사 예식’이라는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고자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속화와
물질주의 등으로 교회 안에서도 거룩함과 구원과 은총이라는 성벽과 성문이 많이 훼손된 적이 있었다
.


일부 신자들은 자기의 뜻만 고집하고 성경에 나오는 글에만 충실해서 성경의 참 뜻은 외면한 채 기복적 신앙으로 세속과 미신의 경향으로 알지
못하는 믿음 속으로 유배를 떠나고
그나마 남은 신자들은 폐허가 된 곳에서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은 헷갈림 속에서 말씀과 은총에 굶주리기도 했다
오늘 느헤미야는 힘주어
말한다
.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입니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란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생명의 말씀주님께서 맺어주신 은총과
구원의 약속이 다
오늘 복음에서 잘 나타나 있는데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다는 말씀이다
. 여기서 말하는 가난한 사람 (
Anawim 아나윔)은 물질적인 가난을 포함해, 정신, 심리적 가난까지 말하는 것으로 어떤 의미로든지 소외된 자들을 말한다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듣지 않으면 알아들을 수 없다
들음은 단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욥기에서 말하는 것처럼 마음에 새기는 들음이 우리에겐 필요 하다. “비천한 이들을 높은 곳에 올려놓으시니 슬퍼하는 이들이 큰 행복을 얻는 다네.” (욥기 5,11)

  

우리들이 그릇된 가치관의 소용돌이와 자아 정체성의 상실거친 삶의 진창에 빠져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우리의 힘이 되고
마지막 희망과 위로가 되었던
분은 하느님이시다
사람과 재물과 오염된 사상에 의존하다가 결국에는 온갖 허물로 누더기 신세가
되어도 묵묵히 품에 안아 받아들여 주시고
온갖 하소연을 들어 주시며 응답하신 이는 오직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 그 하느님이 바로 우리의 힘이다.

 

복음은 이제 성령을 입고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 곁에 기쁨과 힘으로 계신다고 선포한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힘과 깨닫지 못한 은총의 말씀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 가운데 머물러 계심을 알리고 있다
이제 우리의 눈을 말씀이신 예수님께 돌리고 그분 안에 머물러 그 힘과 기쁨을 간절히 청해야 할 것이다. 에즈라는 우리게 이렇게 권고한다.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단
술을 마시십시오
오늘 우리 주님께 거룩한 날이니미처
마련하지 못한 이에게는 그의 몫을 보내 주십시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이니서러워하지 마십시오.

 

나도 에즈라처럼 한 말씀드리고 싶다. “코로나로 힘들어 죽을 지경에 있더라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우리의 힘이니 서러워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