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2일 연중 제 6 주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강

 

212일 연중 제 6 주일 복음 묵상

시나이 산에서 모세가 받은 하느님의 10계명은 시간이 흘러 613개의 율법으로 늘어난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근본적인 가르침에 인간적인 해석이 덧붙이고 불필요한 허례허식이 첨가되면서 점점 무겁고 딱딱한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신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라는 5계명에 대해서는 형제에게 성을 내지 말라고 하시고, “간음해서는 안 된다.”라는 6계명은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지 말라고 하신다.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라는 7계명은 맹세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라는 9계명은 아내를 버리지 말라는 말씀으로 바꾸신다. 이처럼 십계명의 내용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어 완성된 율법을 제시 하신다.

 

구약의 율법과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완성된 율법의 차이는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 7,12)는 말씀으로 더욱더 우리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계명 안에 사랑을 담으라는 것이다사랑은 율법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완성을 당신 삶으로 몸소 보여 주셨다살인하지 말라는 5계명은 십자가 위에서 모든 사람을 용서하심으로 (루카 23,34 참조), 간음하지 말라는 제6계명은 여인들을 당신의 제자로 받아들이심으로 완성하신다. (루카 8,1-3 참조). 또 하느님의 뜻에 언제나 “예”로 응답하시고악의 권세에는 아니오

맞서심으로 7 계명의 맹세에 관한 계명을 완성하셨다. 무엇보다도 당신의 배필이신 교회와의 끈을 결코 놓지 않으시고 마지막 날에 그 혼인의 완성을 이루실 것이라고 약속하심으로써 이혼장을 써주라는9계명을 완성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사랑을 가르치시면서도 당신 삶으로 증명해 주심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알려 주셨다.

 

하느님께서 금하신 것을 피하는 것에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전문가다우선 그들은 율법을 613개의 조항으로 분류해 날마다 암기했다일주일에 이틀씩이나 금식하며 기도했고십일조도 정확하게 바쳤다안식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철저히 지키는 열심도 보였다다른 이들과는 달리 율법을 철저히 지키며 사는 자신들은 언제나 하느님께 인정을 받고 있다고 믿었다그래서 그들은 성전에 나가 기도드릴 때에도 자신들의 열심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종교적 공로 리스트’를 펼쳐내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런 모습을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라며 그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신다. 이렇게 비판하시는 배경에는 당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모든 율법을 문자로 해석해 이해하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단지 사람을 죽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지 왜 살인을 해서는 안 되는지하느님께서 생명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지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그들은 모든 계명 안에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포함되어 있고그 자체가 복음적 메시지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든 계명과 율법은 단지 문자적인 측면으로만 해석되거나 외형적인 실천의 모습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롭게 가르치신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의로움과 자비 그리고 신의처럼 더 중요한 것들을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마태 23,23) 이들이 겉으로 볼 때는 세밀하게 계명을 지킨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마태 23,5)”으로 하느님께서 원하는 진정한 율법의 정신에서 벗어난 위선적 행위라 지적 하신다. 사실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키면 의롭게 된다고 믿었다율법을 통해 의로움을 드러냈고 그것을 자랑 했다이에 바오로 사도는 “나는 이스라엘 민족으로 벤야민 지파 출신이고히브리 사람에게서 태어난 히브리 사람이며, 율법으로 말하면 바리사이입니다열성으로 말하면 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이었고율법에 따른 의로움으로 말하면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었습니다.”그러나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그 모든 것들을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 (필리 3,5-8참조)라고 고백하며 자신이 가진 의로움은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의로움, 곧 믿음을 바탕으로 하느님에게서 오는 의로움을 지니고 있으려고 한다고 고백한다.

   

더 나은 의로움 이란 바리사이들이 결코 깨닫지 못했던 하느님의 구원 방식을 우리가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만 얻을 수 있다그것은 인간의 열심만으로는 구원에 이를 수 없기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외아들 예수를 세상에 보내신 구원론적 사실을 믿는 것이다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보여주었던 열심 뿐만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믿고 그분이 드러내신 사랑을 우리가 행하고 그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다예수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이 없으면 율법도우리의 열심함도 결코 빛을 낼 수 없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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