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8일 성령강림 대축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5 28일 성령강림 대 축일

성령은 우리게 매우 친숙한 단어이지만제일 혼돈스러운 분이시다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고 바치는 성호경에서 우리는 성령을 말하지만성부와 성자는 잘 아는 것 같은데 성령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성서에서 성령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약속한대로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내린 사건(사도 2:1)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성령강림 대 축일은 유다인들의 종교적 3대 축제일의 하나인 오순절과 같은 날이다. 오순절은 이스라엘의 모든 성인 남성들이 의무적으로 예루살렘에 모여 기념하는 유다인들의 3대 순례 축제 중 하나다원래는 밀 수확을 감사드리는 농경사회의 축제로 맥추절이라 불렸는데무교절을 지낸 후 7주간 후에 지낸다고 하여 칠칠절이라고도 불렀다. 그러나 유다인들 사이에는 점차 오순절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되는데무교절 후 7주간이 지나 50일이 되었을 때 축제를 지내기에 붙은 명칭이다. 이렇게 풍요로움을 감사하는 유다인들의 축제인 오순절에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을 받음으로써 충만함으로 가득하게 된 것이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의 빈 무덤을 발견한 주간 첫날 이른 아침과 이어지는데주간 첫날 저녁과 여드레 뒤에 집에서 여러 제자들에게 일어난 사건을 전하며예수님의 부활발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주간 첫날 저녁제자들은 막달레나로부터 부활하신 주님을 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도 제자들은 두려워 문을 잠가 놓고 있었다. 예수님을 잡아 죽인 그들이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을 가만히 둘리 만무하기에 불안감으로 문을 꼭꼭 잠그고 두려움에 떨게 했을 것이다. 사실 그 어두움은 생명의 빛이신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 로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평화는 주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부터 약속하신 것이지만, 그들의 닫힌 마음에는 평화의 자리가 있을 수 없었다

 

잠긴 문을 그대로 여과하듯 나타나신 예수님은 그들의 나약함과 부족한 믿음 두려움을 넘어 그들 가운데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말씀 하신다. 아직도 두려워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실 때비로소 그들의 어둠과 닫혔던 마음이 평화로 넘치며 기뻐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되었지만 부활하여 살아 계신 분이시라는 확신은 제자들의 어둠을 기쁨의 빛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이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하신 약속이 이루어진 것이다. (14,18­19; 16,20­24 참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신다. "성령을 받아라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사명에는 더 이상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는 평화와 더불어 성령을 주신다예수님의 숨을 통하여 제자들에게 성령을 불어넣으시는 주님은 생명을 창조하신 하느님이시다. (창세 2,7; 에제 37,9­10 참조이는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 이들이 지니게 될 새로운 생명의 시작으로서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사죄권을 지니고 교회 공동체를 거룩하게 정화 할 것이다.

 

성령을 받아라그리고 용서하여라하느님의 숨이신 성령을 받으면 사제만 고해 성사실에서 죄를 용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표시로 우리 모두가 용서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기실 용서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불안감 아닐까 싶다나만 손해 보면 어쩌지나만 이렇게 바보같이 당하면 어쩌지나만 욕먹는 것 같아 어쩌지그러나 용서는 마음이 같아지는 것이란 뜻의 한자어이다.    이 합쳐진 단어가  용서할 서이다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용서가 가능해 진다아니 주님이 주시는 평화를 지니고 있다면, 두려움과 어두움을 걷어낼 수 있고, 굳게 닫힌 문을 열어 내기가 수월해질 터이기 때문이다.

 

앞에 언급한 오순절에 사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을 때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각 사람 위에 내려앉자 그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했다. (사도 2,1-11 참조)고 사도행전은 전한다이상한 언어를 알아듣는 것은 또 다른 은사이기도 하지만마음을 알아들으면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다심령기도라고 하는 언어로 기도하는 사람이 마음에 아무런 뜻도 없고아무런 간절한 지향도 없이 소리만 내고 있다면 심령기도가 아닌 것처럼 간절함을 아는 사람은 그 간절함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인격과 업적을 체험하는 것 역시 성령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성령에 힘입지 않고 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라 고백 할 수 없기 때문이다온 우주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은 예수님의 오심과 그분의 삶 그리고 죽음과 부활에 함께하고 교회 안에서 활동하는 바로 그 성령이시기에 그렇다용서할 수 없었던 것을 용서할 수 있게 하는 위대한 능력도 성령이 주시는 선물이며, 한 인간의 존재를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기적을 일으킨다. '주님 도움 없으시면 저희 삶의 그 모든 것 해로운 것'뿐이라는 성령 송가처럼 성령을 뺀 신앙은 울리는 징처럼 소리만 요란할 뿐이다성령과 함께하려는 노력은 기도, 성체조배, 미사와 같은 교회의 모든 신앙 행위를 안에서 성령을 체험할 수 있다.

오소서 성령님(Veni Sancte Spiri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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