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1일 연중 제 19 일 Fr. 김두진(바오로) 강론

 

8 11일 연중 19 주일

오늘 복음은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시작한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함께 광야를 헤맬 때, 하느님이하늘에서 만나를 내려 주셨다.” (출애 16,4)는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오늘 제1독서에서 호렙 산으로 향하는 엘리야 예언자를 하느님이 먹이셨다는 열왕기 상권의 이야기를 들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먹이시는 이야기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이 베푸신 만나를 먹고, 힘을 얻어 자유의 땅을 찾아 갈 수 있었다. 엘리야는 하느님이 베푸신 음식을 먹고 힘을 얻어 호렙 산에 이르러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는 오늘 복음의 말씀은 그리스도 신앙인은 예수님의 몸이라 불리는 빵, 곧 성찬으로 힘을 얻어 새로운 삶과 새로운 질서를 산다는 뜻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41). 이 말씀 때문에 유다인들이 수군거리며 웅성거리고 있다. 그것은 예수님께 대한 모든 것, 즉 부모, 생활환경을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에 생긴 오해다. 자신들이 아는 한, 또 자신들의 체험 상자기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42) 말씀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이런 마음 때문에 오 천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도 기억하지 못하고세상에 오시기로 된 예언자”(6,14)이심도 까맣게 잊고 있다. 결국 그들의 굳어진 마음 때문에 예수님을 믿지 못하고 파멸의 길을 선택한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선물을 받으려 하지 않음으로 그들 스스로 구원 밖으로 나가버린다.

오늘의 제1독서에서는 죽어가는 엘리야를 먹여 살리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기진맥진한 엘리야는 하느님께 죽기를 청하지만 하느님의 천사가 그에게 물과 빵을 주고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게 함으로 사십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당도하는 내용이다. 엘리야 시대는 아합이 이스라엘을 통치하던 때였다. 아합은 그 이전의 어떤 임금보다 더 주님의 눈에 그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른 왕이었다. (열왕기상 16,30) 이방인 이제벨과 결혼하고 바알을 섬기며 예배하던 악한 왕이었다. 열왕기에서 엘리야는 바알의 예언자 450명과 대적하여 하느님의 이름을 높이고 그 거짓 예언자들을 죽인다. 또 그는 이스라엘에 큰 기근이 들어 어려울 때 가뭄이 끝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하며 나라를 구했다.

 

이렇게 하느님의 이름을 들어 높였지만 바알을 숭배하던 왕비 이제벨이 엘리야를 죽이려 한다. 엘리야는 이제벨을 피해 가지만, 배고픔과 피곤에 죽을 지경이 되어 절망의 깊음 속에서 하느님께 차라리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청을 드리고 피곤에 지쳐 잠이 든다. 그때에 천사가 나타나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하고 뜨겁게 달군 돌에다 구운 빵과 물 한 병을 먹고 마시고 잠들자 또 다시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며 엘리야를 먹고 마시게 한다. 그 음식으로 힘을 얻은 엘리야는 밤낮으로 사십 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게 된다.

우리가 하느님을 열심히 섬기고 있음에도 가끔 세상은 우리를 힘들게 한다.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어도 어떤 이웃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교회에 열심히 봉사를 해도 어떤 때는 알아주는 사람 없이 고통만이 찾아올 수도 있다. 너무 괴로워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워 하느님께 울부짖어도 어떤 때는 응답조차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무서운 고독을 체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고픈 사람만이 음식의 고마움을 알듯, 엘리야처럼 죽음의 문턱까지 간 사람이 삶의 소중함을 안다. 결국 우리의 고통이나 우리의 절망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의 시작임을 알려주는 엘리야의 체험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다. 하느님의 천사가 준비한 빵과 물로 인해 힘을 얻은 엘리야가 하느님의 산 호렙에 당도하는 것처럼 우리도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으로 하느님의 산 호렙 즉 영원한 나라에 당도할 것이다.

우리가 취하는 음식이 우리를 변하게 하지 않는다. 소고기를 먹는다고 소처럼 힘이 세지지 않고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돼지처럼 살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그렇다. 우리가 성체를 영한다고 우리가 저절로 예수님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성체를 받아 모시고 그분을 소화시켜 (그분을 배워) 영적 힘을 받아 그분의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2독서에서 이렇게 호소하는 듯하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통해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 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2독서 참조)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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