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6 주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집단 이기주의란 말이 있습니다.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끼리
서로 보살피고 위해주어 함께 잘되어 보자는 것입니다
. 흔히 말하는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단어들이 그런 집단 이기주의를 감추고 있습니다.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속한 종교에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종교에는 진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오늘 우리가 제1독서로 들은 민수기에서 모세는 장로 일흔
명을 택해서 만남의 장막에서 그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영을 받게 합니다
. 그런데 모세가 택하지 않아서, 장막에 가지 않았던 장로 두 사람에게도 영이 내려 그들이 예언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모세의 제자이면서 시종인 여호수아는 그 소식을 듣자, 그들을 말려서
그 집단 안에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모세에게 권합니다
. 모세가 택하지도 않은 사람이 영을 받으면, 그 집단 안에 질서가 문란해 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모세는 “너는
나를 생각하여 시기하는 것이냐
?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였으면 좋겠다.”라고 하며 자기가 한 선택이 중요하지 않고,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

 

오늘 복음에서도 사도 요한이 예수님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 그런데 그자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보려고 하였습니다.”요한은저희라는 말을 세 번이나 사용합니다. 저희가 그를 보았고, 그는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고
, 저희는 그를 막으려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저희 즉, 우리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공동체 속해 있는 이유는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해서이지
, 우리라는 인간에 속해 있기 위함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막지 마라.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하시고는
이어서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하십니다. 예수님의 제자 집단에 속하지 않더라도 그리스도의 일을 할 수 있으며,
그리스도의 일을 하는 사람에게 물 한잔을 건네는 사람도 그리스도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은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릇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이 약한 사람을 죄짓게 하여 신앙을 저버리게 한다면 그 책임이 막중하다는 말씀입니다

 

네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네 발이 너를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너무 섬뜩해 무섭기까지 합니다. “죄를 짓게 하는 ”우리 신체 중 손, , 눈 얼마나 중요한 곳입니까? 그러나 자르거나 뽑아 없애라는 뜻이
아니라 손
, , 눈처럼 소중한 것을 잃는다 해도 그것이
치명적으로 영원한 파멸을 초래할 죄로 인한 벌에 비길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손과 발과 눈은 사람의 행동을 성취하고, 그 행동을 얼마든지
악행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신체의 기관입니다
. 예수님의 말씀은 이들 신체의 기관들이 악행의 도구가
될 바엔 아예 없애 버리는 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 그러나 이 말씀을 말 그대로 따라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은
아무도 없습니다
. 매일 죄를 지으며 사는 신자들이 사지가 멀쩡한 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손과 발과 눈은 인간의 내적 지향이 결정하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외적 표현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신체의 기관, 즉 도구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내적 지향이 문제가 되는 법입니다. 그렇다고
오늘 복음의 말씀을 쉽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 비록 과장되고 무리한 요구이긴 하지만, 죄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깨닫고, 우리 신체의 모든 기관들이 선행의
도구로 사용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선택한 제자 집단에 속한다는 사실이 하느님의 일을 하도록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 중요하고,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삶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하느님은 사람들 안에 일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하느님의 일을 실천합니다
. 나눔, 섬김, 사랑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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