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1일 주님승천 대축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5 21일 주님 승천 대 축일

오늘의 주제는 천상이다이 천상은 시공의 제한을 벗어나 우리와 더욱 친밀한 일치를 이루는 그분의 존재 양식을 표현하는 것이다이제부터 그분은 우리와 더 친밀히 일치하시고그러기에 그분이 가신 데로 우리도 따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신다따라서 천상에 대한 향수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순수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그리워하며 그분의 영광스러운 생명에 결합하고자 하는 열망이다그러므로 주님 승천 대 축일이 우리를 초대하는 것은우리가 모두 천상에 있는 것에 마음을 두고 추구 해야 하지만그 때문에 지상에 있는 것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콜로 3,2)

 

1독서는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시는 장면인데, 주님이 승천하시자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제자들에게 흰옷을 입은 사람 둘이 나타나 말한다. “왜 하늘만 쳐다보고 서 있느냐?(사도 1,11)하신다. 하늘은 지붕이 없는 저 위 어디 어느 한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하느님이 계신 곳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하느님은 안 계신 곳이 없으니 모든 곳이 하늘이라 할 수 있다특별히 하느님이 내 안에도 계시니 내 자신이 하늘이다2독서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 편에 앉히심을 전해준다.

 

그리고 복음은 승천하시어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가지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사명을 전하고 있다. 구약성경에서도 승천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창세기

에서는 아담의 6대 후손인 에녹이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하느님께서 데려가셨는데(5,24), 이를 두고 히브리서에선

에녹은 죽음을 맛보지 않고 하늘나라로 옮아갔다고 말하고 있다(11,5). 열왕기 하권에는 예언자 엘리야를 하느님께서 회오리바람에 태워 하늘로 데려 올라가셨고, (2,11) 토비트서에서는 라파엘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12,20)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오른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의 부활과 발현을 목격하고 체험한 이들이다더 이상 새롭게 체험할 거리가 없는그야말로 예수님에 대하여 모든 것을 보고 느낀 이들이 갈릴래아의 산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제자들 가운데 더러는 의심하였다고 한다. ‘의심하였다라고 번역된 그리스 말의 원래 의미는 주저하였다라는 뜻이다모든 것을 보았음에도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데 주저한다

 

신앙은 애써 노력해서 깨닫고 이해하였다 싶다 가도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막막한 것이 신앙이다. 많은 성인들도 이른바 어두운 밤과 사막을 겪은 것처럼 신앙생활 하면서 체험하는 의심과 주저함은 신앙의 반대말이 아니라 신앙 그 자체다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 신앙이고의심하고 주저, 주저 하다가도 다시 힘을 내는 것이 신앙이다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의 모습 안에 늘 함께하신다예수님께서는 잘난 이들을 선별하시어 화려한 본보기로 내세우시고자 제자들을 부르시고 소명을 주신 것이 아니라의심하고 주저하는 이들의 나약함 안에서 당신께서 몸소 움직이시고 가르치시고자 산으로 제자들을 부르신다팬더믹 기간의 긴 시간에서 성당에 오지 않고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주저하는 마음에서 돌아서 다시 힘을 내어 주님께 돌아오는 이들이 많아 지기를 간절히 기대 한다.

 

우리는 매 주일 미사 때마다 사도신경의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심을 믿나이다.”라 고백한다하늘이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듯승천도 물리적인 하늘의 어느 공간에 좌정하셨다는 말이 아니다오히려승천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존재로 어느 한 장소로 있던 주님께서 이제는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심을 의미한다곧 승천으로 인해 육신의 모습은 사라지셨지만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더 가까이 오신 것을 말한다다시 말해서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심과 동시에우리 한테 그 영광을 주시려 찾아오심을 뜻한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보라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28,20) 이처럼, 승천은 떠나심이 아니라오히려 오심으로 함께 하심을 말한다그러니그리스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시며 벗이요 동반자이신 분이다그렇기에 영광의 왕이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지금 이 식탁의 자리에서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시고 당신의 몸과 피를 먹여 주신다그래서 주님 승천 대축일은 그분의 떠남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게 더 가까이 오심을 축하하는 날이다.

 

예수께서는 아버지께 받은 권위로 사도들을 파견하신다.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19). 사도들을 온 인류를 향해 파견하시는 것이다주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은 신앙 외에 세례와 그분이 명하신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치는 것이다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부활과 승천으로서 인류가 하느님 아버지의 품 안에 들게 하시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지키는 것도 똑같은 목적을 지향하는 것이다그래서 우리가 받은 세례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순종하여 지상에서 천상적 생활 형태로 삶을 바꾸어 나갈 때 진실한 것으로 증명될 것이다. 주님은 세상 끝날까지 항상(20)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며 하느님 나라를 향해 온인류의 여정을 이끌어 주실 것이다. 교회는 지상의 순례를 마치면서 사랑을 통해 실현되는 율법의 의미가 드러나고, 생명의 신비가 벗겨지게 되면 하느님으로부터 축복 받은 이들이 예수님께서 당신 성령을 통해 미리 마련하신 영원한 나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