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7일 연중 제 21주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8 27일 연중 제 21 주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활동과 가르침을 겪은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신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그러자 제자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엘리야예레미아혹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린다사람들의 반응에 관해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지금까지 바로 곁에서 직접 보고 들은 제자들에게 물으신다. “그러면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한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 이십니다.”예수님께서 이 질문을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서 하셨다카이사리아 필리피는 헤로데 대왕의 아들이며갈릴래아 영주 헤로데 아티파스의 이복 동기인 헤로데 필립보가 헤므론 산 아래 자리에다 기원전 2년경에 세운 도시로서 갈릴래아 호수 북쪽으로 약 백리쯤 떨어진 곳이다. 이 도시는 자기의 아버지 헤로데 대왕이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위해 신전을 지어 바친 곳으로 황제의 신전을 높이 세우고 숭배를 강요했던 곳이다바로 이곳에서 예수님께서 산 중턱에 높이 세워진 황제 동상과 그 맞은편에 나란히 서 있는 바알 신상을 바라보시며 함께 있던 제자들에게 물으신 것이다사람들은 살아있는 권력로마 황제를 신으로 섬기거나 아니면 물질과 부의 상징인 바알을 신으로 섬긴다당시 사람들도 황제와 바알 신전에 나아가 숭배 하고 청하면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바로 그 신전 앞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 질문을 하신 것이다.

 

‘도대체 너에게 내가 누구냐?’베드로가 앞으로 나와서 말한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16,16) 베드로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선택했다로마 황제나 바알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예수님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에서 나머지를 포기했다는 것이다세상 권력인 황제도부의 상징인 바알도 버리고 다만 예수님을 선택한 것이다.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시몬 바로요나야, 너는 행복하다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하시며 베드로가 예수님을 선택함으로 하느님께서 큰 은총을 베푸셨다고 하신다그것은 로마 황제보다바알 신보다 훨씬 크고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 예수님이 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이고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하여 사람의 이성이나 지혜로서는 하기 힘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우셨다는 것이다곧 베드로가 고백한 신앙은 베드로가 직접 깨달은 것이 아니라하느님께서 계시해 주신하느님께서 선사해 주신 선물이라는 것이다. 오늘 2독서에서 전하듯 하느님과 더불어 있지 않고, 하느님이 허락하지 않으면아무도 그분의 뜻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로마 11,33-36)

 

바오로는 “내가 여러분에게 일러 둡니다하느님의 영에 힘입어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예수는 저주를 받아라. 할 수 없고성령에 힘입지 않고 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1코린 12,3)라고 한다이 말은 누구든지 성령의 도우심이 없이는 예수님을 주님이시다고 고백할 수 없기에 예수님께 신앙을 고백하며 살고 있는 우리는 이미 성령의 은총 속에 사는 특권을 지녔음을 말한다.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하느님께서 계시해 주신 베드로의 신앙 고백아버지께서 마련하신 믿음이라는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씀하신다교회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배신하던 베드로의 약한 믿음이 아니라하느님께서 알려주신 베드로의 신앙 고백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다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베드로의 믿음 때문이 아니라하느님께서 그를 이끌어 주실 것이기 때문에 베드로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여 있을 것이고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려 있을 것이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을 잘못 이해하면 하늘나라의 열쇠를 지니고 있는 베드로가 마치 교회의 주인이며하늘나라의 주인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하지만 교회의 주인이자 하늘나라의 주인은 하느님 이시다. 베드로는 교회와 하늘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하느님의 시종에 불과하다. 이 점은 1 독서에서 분명히 밝힌다.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궁궐의 시종장 세브나를 쫓아내고엘야킴을 유다 집안의 시종장으로 앉힐 것이라고 말하면서그에게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사 22,19-23)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을 것이다그런데 힐키야의 아들 엘야킴은 히즈키야 임금의 궁의 신하였지, 왕이 아니었다. (2열왕 18,37) 여기서 우리는 성경에서 보듯 한 나라의 열쇠는 임금이 아니라임금이 신뢰하던 종이 맡고 있음을 알 수 있다왕국의 열쇠를 가진 이는 왕국의 주인이 아니라임금이 명령하는 대로 곳간을 열어 곡식을 내어 주기도 하고닫기도 하는 시종인 것이다. 그러니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열쇠를 맡기신 이유는 베드로가 마음대로 사람들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도록 당신께서 항상 그와 함께 있을 것이니하느님의 뜻에 따라 다스리라는 약속의 말씀인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교황님이 베드로의 후계자로 하늘나라의 열쇠를 간수하고 있다고 믿는다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면서 하늘 나라의 열쇠를 맡고 있는 하느님의 종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주님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이끌어 주시기를 간청하도록 하자그리고 모두 합심하여 성령의 도움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교황님의 가르침에 따라 각자의 삶에서 주님의 길을 더욱 충실히 따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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