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7일 대림 제 3 주일 김두진(바오로)신부님 강론

 

12 17일 대림 제 3 주일

대림 제3주는 기쁨의 주일이다. 기쁨을 드러내기 위해 사제의 제의도 장미색 (분홍)으로 대체되고 제대 주변도 화려하게 꾸며진다. 전례 중에 선포되는 본문들도 기쁨이 주제이다. 입당송 부터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라는 환호가 울려 퍼지고, 1독서도 메시아의 사명을 언급하면서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즐거워한다.”고 전한다. 화답송은 “내 영혼이 내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네!”라는 성모님의 노래이며 2독서 역시 기쁨을 품고 사는 것이 곧 하느님의 뜻임을 선언한다. 이러한 기쁨의 원천은 구원자 주님의 오심 때문이다.

 

대림 시기가 시작되면서 켜지기 시작한 대림 초는 빛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데, 초를 하나씩 밝힘으로써 주님의 도착이 거의 임박했음을 알려준다. 요한은 사람들이 자신을 빛으로 착각할까 스스로의 신원을 서슴지 않고(20) 고백한다. 사제들과 레위인들이 ‘당신은 누구요?’하고 물었을 때 그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라 말하고 이어 엘리야도, 예언자도 아니라며 자신은 그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23)라 자신을 밝힌다. ‘소리란 어떤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공표하기 위해 크게 소리 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소리에 대한 내용은, 바로 전에 언급된 부분(1,1-5)과 함께 읽을 때에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1,1-3) 요한복음서의 시작이기도 한 이 부분은 말씀에 대한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요한은 소리이지만 그리스도는 말씀이심을 명백히 선언한다. 말씀에 해당되는 그리스어는 로고스로 우선적으로 어떤 것에 대한 말을 의미하지만 그 말씀 (로고스)은 어떤 일이나 사건을 발생시켜 삶의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기능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씀은 단순히 소리가 아니라 그 소리를 통해 실현되는 사건이고 변화를 일으키는 살아있는 동력이며 창조적인 일이다.

 

말씀을 통한 창조는 지금 우리들 안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건이기에 요한은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26)라고 선언한다. 말씀이신 분은 당신 자신을 통해 주변을 진정으로 존재하게 하시고 변화를 통한 새로운 창조에로 초대하고 계신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그런 창조주 말씀을 “내 뒤에 오시는 분”(27)으로, 그리고 자신은 그 말씀을 선포하는 소리로 고백하고 있다.

 

 

복음에서 요한이 자신을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로 규정하면서 인용한 본문은 이사야 예언서인데 제1독서는 이사야 예언서의 한 부분으로 되어있다. 새롭게 ‘기름 부어’ 축성한 메시아를 소개하는 본문으로서, 그 특성은 그 위에 “하느님의 영”이 내렸다는 것이다. (이사 61,1) 즉 기름 부음을 받은 메시아가 하는 모든 일은 성령이 그에게 내려 이루어짐을 먼저 선언하는 것이다. 성령께서 그와 함께함으로써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2)하게 된다. 하느님의 영이 함께할 때 이러한 위대한 해방이 가능한 것이고 그럴 때 누구도 두렵지 않고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강력한 하느님의 통치가 구현되는 것이다.

 

그래서 제2독서에서 바오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라고 권고한다. 모든 것을 하느님의 선물로 깨달을 때 우리는 모든 일에 감사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감사는, 또 다른 기쁨의 은총으로 우리 안에 간직되며, 그래서 그분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간은 당연히 기쁘고 감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외치는 소리만 울려 퍼지던 광야는, 진정한 생명의 창조적 힘을 가진 말씀이 오심으로써, 아름다움과 풍요가 가득한 곳으로 변하게 된다. 사랑이 발생하고 그 사랑을 가져오는 존재가 다가오면 어제와 똑같던 그 주변이 급속도로 달라 보이듯이, 광야는 풍요와 빛의 땅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어둠과 불안, 치욕과 분노를 전복시키는 힘은 복음이신 말씀의 오심으로만 가능한 사건이다.

 

이사야의 예언이 있은 지 500여 년이 지난 뒤 세례자 요한이 등장했다. 이사야의 예언의 말씀이 이제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로 온 백성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한다. 이제 이스라엘 뿐 아니라 온 인류의 복역 기간이 끝나고 죗값이 치러지게 될 날이 다가오리라고 말하며 주님의 길을 곧게 내는 일, 곧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다. 이제 곧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그리스도, 곧 메시아가 이 땅에 오실 것이다. 이제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되었다.

 

세상이 크리스마스의 트리가 화려함으로 장식된다. 그럼에도 그 기쁨의 불빛을 기쁨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많은 이들의 아픔과 가난이 가슴에 남은 이유는 우리가 그런 이들 편에 서시는 그리스도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 분의 오심을 기뻐하자! 그리고 "너희 가운데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는 요한의 증언이 기쁨이 되도록 우리도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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