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진(바오로)신부님 대림 제 3 주일 강론

 

김두진(바오로)신부님 대림 제 3 주일 강론

 

12 11일 대림 제 3 주일

오래 전에 한국에 여행 갔을 때 친구의 본당에서 지낸 적이 있다바다 근처의 도시라 싱싱한 생선과 해물을 사러 친구와 신자 몇 명과 함께 시장에 가니 기분이 좋았다시끄럽고 번잡했지만비교적 잘 정리된 깨끗한 시장 좌판에 우리가 자리잡자 인심 좋게 생긴 주인 아주머니가 묵주반지를 끼고 있는 게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아주머니는 어느 성당 다니세요? 하고 물으니, “지금은 성당에 안 다녀요. 시누이 따라 한동안 열심히 다녀봤는데, 예수와 저는 잘 안 맞는 모양입니다. 예수 믿고 나서는 장사도 더 안 되고, 몸도 아프고요.”예상치 못한 대답에 당황스러워 “그런데 왜 아직도 묵주반지를 끼고 계세요?”하니, “이래봐도 이게 금반지입니다. 그리고 이거까지 버리면 더 재수가 없을 것 같아….” 그 자매에게서 예수님께 대한 기대와 실망이 큰 것 같아 복잡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람들은 예수님께 대한 기대와 교회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원하는 대로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곧바로 실망과 비난으로 바뀐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믿고 사는데, 내 문제를 해결해주시지 못하는 예수를 계속 믿어야 하나? 하며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이에 대해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진정 하느님 나라를 얻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통해야만 하고예수님의 역사하심에 대한 수용의 문제는 결국 자기가 넘어서야 할 과제다.

   

오늘은 대림 3주일이며 주일의 주제는 기뻐하라이다.

이는 Gaudete(기뻐하라)라고 환호하는 입당송의 첫 라틴어 단어에서 유래한다대림 시기가 지금보다 훨씬 더 단식재와 금육재 및 유사한 신심 생활로 가득 찬 참회의 시기로 여겨졌던 옛날에는 'Gaudete(가우데떼주일'이란 이름으로 불렸다오늘날 온 교회는 가까이 다가온 구원을 느끼며 기쁨의 표시로 꽃으로 장식하고 사제는 장미색의 제의를 입도록 권유한다대림초도 핑크색에 초를 켜고 기쁨을 표현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브라함이 고향을 버리고 사막의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한 뒤에 그의 후손이 이집트에서 오랫동안 노예생활을 했고 사십 년의 방랑생활을 하였으며 바빌로니아에 끌려가서는 오십 년이 넘는 귀양살이를 했다오늘 1독서의 내용은 바로 바빌론 유배 때의 이야기다유대인들은 멀리 떨어진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끌려가 많은 고난과 박해를 받았다그것은 하느님의 무서운 징벌이었고 그들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그들은 한마디로 희망을 잃고 살았다나라는 폐허가 되었고 백성들의 민족정신도 쇠퇴한지 오래 되었다.

 

 

 

이사야 예언자는 포로생활에 짓눌려 있는 유대인들에게 기쁨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1독서의 내용을 보면 나라가 망해 폐허가 된 유다의 사막과 황무지는 꽃을 피우고주님의 영광을 보리라고 한다. ‘맥 풀린 손에 힘을 넣어주고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두려워하지 마라……..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그 때에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기쁨과 즐거움이 그들과 함께하여슬픔과 탄식이 사라지리라.

   

지난 주일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로 “회개하여라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며 회개의 세례를 주었다그는 타오르는 등불이었고 진리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데리고 사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바른 말을 하다가 감옥에 갇히게 된다감옥에 갇힌 요한은 예수님의 관한 말을 듣고 그분께 제자를 보내 오실 분이 선생님 이십니까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하고 물어보게 한다왜냐하면 그는 메시아를 “알곡은 곳간에 모아 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마태3,12) 심판자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들과 어울리고 병자들을 고쳐 주시며 죄인들과 만나 먹고 마시고 하니까 그 궁금증이 더 커져 사람을 보낸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는 것을 전하여라.’하시며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 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마태11,5-6). 라도 말씀하심으로 이사야가 수백 년 전에 예고한 말씀이 그대로 당신에게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확인해 주신다그리고 의미심장하게 한 말씀 더 덧붙이신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의심을 품지 않는다는 것은 곧 믿는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믿음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기 때문이다. (요한6,47) 

우리는 믿음 안에서 내가 기대하고 바라던 대로 주어지지 않고 이루어 지지 않으면 투덜거린다사업이 잘 안돼 열심히 기도 한다고 하는데 응답이 없으면 힘들어 한다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하느님께서는 나를 위해 더 좋은 것을 마련해 놓고 계심을 믿어야 한다. 참고 기다리면 좋은 것이 반드시 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분, 예수님을 내입에 맞게 기대하지 말고 오히려 그분의 기대에 걸 맞는 삶으로 기뻐하고 영원히 남을 것에 마음을 두는 우리였으면 한다. 오늘 2 독서에서 야고보는 이렇게 권고한다. “여러분도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가지십시오. 주님의 재림이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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