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러 엠마오로 갑시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러 엠마오로 갑시다!

 

 

부활 대축일이 끝나면 한국의 대부분 본당에서는 본당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고 잘 치러 준분 신자들과 엠마오로 떠난 답니다. 매년 이스라엘로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곳에 가서 쉬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지내는 행사를 엠마오라 한답니다. 참 좋은 관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오해도 적지 않답니다. 격려의 순간들이 어떤 때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어느 분들은 이 행사를 준비하느라 너무 힘들어 안하느니 못한 것처럼 되는 행사가 되곤 한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치면 안하느니 못한 것이 되나 봅니다.

 

오늘 복음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두 제자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는 길에 그들과 아무런 상관도 없을 것 같은 나그네 하나를 만납니다. "뭔 얘기를 그리 열심히 하슈?" 함께하던 나그네는 이렇게 걱정과 근심어린 이야기만 하던 제자들에게 다가서시고 함께 합니다. 복음서를 읽어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을 찾아가지 예수님의 제자들 중 어느 누구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찾는 이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두 명의 제자들은 그 나그네가 예수님인줄 모르고 있습니다.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루카 25,15)

 

노승이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를 언제인고?"하고 제자들에게 물었답니다. 여러 제자가 제 나름대로 대답하지만 시원치 않았습니다. 노승은 "너희가 어떤 남자나 여자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그 사람이 너희 형제나 자매라는 것을 알아볼 때가 바로 그때다. 그걸 알아보지 못하면 너희에겐 아직도 밤이다"라고 했답니다. 그렇습니다. 보이는 때가 낮이고 보이지 않을 때가 밤이 아닙니다. 보아도 보지 못하는 제자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눈이 가려진 제자들에게 나그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를 묻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나그네는 예수님이 살아계셨을 때 하시던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모세와 예언자로부터 시작해 성경 전체에 걸쳐 예수님에 관해 말씀하신 기록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십니다. 메시아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고, 반드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영광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설명합니다. 그 나그네의 말씀을 들으면서, 제자들은 예수님과 지냈던 것들을 하나 둘씩 기억해내기 시작합니다. 그 나그네의 설명을 들으면서 깨닫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어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나그네와 함께 더 머물고자 합니다. 드디어 식사 자리가 열리고 나그네가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제자들에게 떼어서 나누어주실 때 비로소 제자들은 눈이 열려 그 나그네가 부활하신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오늘 이 말씀은 루가복음의 엠마오 발현사화가 형성되고 전승될 시절의 그리스도인들의 체험을 말하고 있습니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미사 때 예수님의 현존을 체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성경낭독과 해설을 들을 때 예수님의 현존을 느끼고, 공동으로 식사를 할 때 그분의 현존을 알아보았다는 말씀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알아들어야 할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그리스도 공동체에 함께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생활 안에서 예수님의 현존을 체험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와는 달리 성경 말씀을 대할 때 그분의 현존을 감지하고(22) 성체를 받아 모실 때는 더욱더 그 현존을 의식할 수 있다(31ㄱ)는 말씀입니다. 또한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은 우리의 오감으로 확인되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눈으로 보려고 할 때 그분은 사라지신다(31ㄴ)는 말씀입니다."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31)

 

오늘 복음은 스승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일을 겪고서 침통한 마음으로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던 두 제자가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게 된 감격스러운 체험'을 전해줍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라며 예수님을 붙들었던 그 시점부터 두 제자에게 마음과 눈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지금도 우리에게 '당신과 함께 묵고 싶은 마음'이 일도록 "가까이"(15) 다가오십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오늘날까지 미사를 봉헌하면서 엠마오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기념합니다. 교회는 미사를 통하여 예수님에 관한 구약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모세와 예언자로부터 시작해 성경 전체에 걸쳐 예수님에 관해 말씀하신 기록) 그분의 가르침과 설명을 들은 뒤(말씀의 전례), 빵을 떼어 나누면서(성찬의 전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안식일 다음 날인 주일에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가 모여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미사성제야말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장소, 곧 엠마오가 됩니다.

 

그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서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도 그리스도인들은 미사가 끝난 뒤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선포하기 위해 내 십자가가 놓인 예루살렘으로 다시 뛰어가야 합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예수님 부활의 체험은 엠마오로 내려가던 제자들 안에서 이루어졌듯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인들의 삶 안에서 끊임없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나는 과연 엠마오로 내려가던 제자들처럼 미사 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있는지 되돌아봅시다.

 

 

 

                                                                                                                                                                                                  – 김 두진(바오로)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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